해지는 저녁 노을을 볼 때마다 저걸 서해바다서 보면 얼마나 예쁠까를 상상한다. 오이도부터 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서해바다 낙조 명소들. 사실 운전하고 한시간만 가면 볼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 곳. 그래, 이번 연휴에 함께 가자. 마침 날씨도 좋다고 한다. 이름하여 서해바다 1박 봄 가족여행.
1박이란 시간은 사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 여러 후보지들 가운데 이번에 들를 곳을 정해본다. 오이도, 시화나래 휴게소, 대부도, 방어머리항, 해솔길, 선재도, 영흥도, 바다향기수목원, 탄도항, 누에섬, 전곡항, 제부도, 궁평항까지. 이번엔 안가본 곳 혹은 특별히 좋았던 곳 위주로 정했다. 시화나래 휴게소, 탄도바닷길, 제부도다.
시화나래 휴게소
아마도 우리나라서 제일 예쁜 휴게소가 아닐까? 휴게소 뒷편으로 펼쳐지는 예쁘게 정돈된 공원, 그리고 전망대와 갈매기들. 거기에 해가 지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탄도항 가는 길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하늘은 정말 파랗다. 이따 노을은 얼마나 예쁠까 기대해 본다.
바다가 예쁘게 보이는 휴게소. 전망대를 갈까 했다가 패스.
시화나래 휴게소는 잠깐 들른 곳이고, 오늘의 목적지 탄도바닷길로 향한다.
탄도바닷길
제부도, 전곡항은 자주 가봤지만, 탄도항에 직접 와 본건 처음이다. 근처 차박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었고, 적절한 곳이 있나 찾아보기도 했다. 일단은 산책먼저!
산책길 입구가 예사롭지 않다. 곧 붉은 해로 바뀔 태양이 파란 하늘 중앙에서 유난히 밝게 빛난다. 근데 이렇게 바람 많은 날 풍력발전기 프로펠러는 돌지 않는다. 돌지 않는게 더 많은 에너지를 쓸 것 같은 느낌.
가까이 가서 보니 더 멋지다. 누가 저렇게 예쁜 글씨를 걸어 놓았을까?
원본 사진이 훨씬 예쁜데, 모델분(우리딸)이 얼굴을 꼭 가려달라고 한다.
마나님도 꼭 가려달라고.
누에섬까지 찍고 가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차다. 턴~
돌아가기전 한번 더 뒤돌아본다.
파란 하늘과 해가 예뻐서 오늘은 꼭 예쁜 곳에서 노을을 보자. 제부도로 출발~
제부도 낙조
제부도 바닷길이 새로 높게 포장되어 있더라. 만조로 못들어가는 시간이 훠얼씬 줄었을 것 같다.
바로 해지기 직전이 되었고, 어느덧 태양은 붉은 빛을 내기 시작.
주변에 사람들이 모두 설레는 표정으로 바다쪽을 본다. 꿈속에서 본 것 같은 환상적인 색감이다.
그리고는 정말이지 금방, 아주 짧은 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같은 곳에서 보면, 해지는 위치가 매일 다를텐데, 얼마나 달라질까? 한번 지났던 자취가 다음날엔 겹쳐질까 매번 궁금한 생각.
암튼, 해떨어졌다. 제부도에 왔으니 조개구이를 먹어야지.
해품가 바다를 품은 횟집
제부도 조개구이는 보통 다 그집이 그집이겠거니 아무데나 들어갔던 편. 근데, 유난히 한 가게만 사람이 많다. 다른 집은 썰렁한데, 여기는 웨이팅이 있다. 뭐가 다른걸까 우리도 줄서본다. 사람(손님)의 심리가 참 옆집에 미안하네. 5,6팀은 기다렸던 듯. 기다리며 검색해보니, 가성비와 청결함, 해산물 신선함 등 때문이라네. 과연?
A~D 코스가 있다. 조개구이와 함께 회는 안먹고, 새우구이는 먹고 싶으면, C코스.
웨이팅이 끝나고 착석. 메뉴는 테블릿으로.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꽤 비싸네. 그럼에도 가성비 높다 하니, 조개구이가 원래 비쌌던 건가 보네.
음식이 나오기전, 사람많은 내부를 찍어봤다. 여전히 웨이팅 있음.
첫 음식이 나왔다. 치즈라면과 치즈콘~ 탄수화물 먼저 먹으면 안되는데?
기본 반찬이 좋다. 멍게도 나오고.
딸래미 좋아하는 산낙지도 있다.
드디어 조개가 나오다. 가리비 먼저 올리고~
가리비엔 이렇게 치즈를 올려주심. 새우구이 머리를 또 따로 예쁘게 담아주신다.
앗, 새우구이 사진이 없네. 젤 좋아하는 백합 조개가 익어간다.
굴도 맛있게 익었다.
푸짐한 칼국수까지 맛나게 먹었다. 조개가 좀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 담번엔 무한리필 조개구이로 잔뜩 먹으리.
얼큰한 기분으로 바닷바람을 느끼며 1박~
제부도 한바퀴 러닝
해지는 것도 해뜨는 것도 보인다는 제부도 매바위 근처. 6시도 안되서 해가 떠오른다. 떠오르는 해를 보니 달려야겠다 싶다. 제부도 한바퀴는 몇키로일까 검색해 본다. 5~6km 정도 되나보다. 러닝 용품 준비는 안했지만, 뭐 그냥 운동화신고 뛰면 되는거지. 근데 이날 아침 기온이 6도라고? 5월이 이렇게 추워도 되는거야? 뛰다보면 더워지겠지 뭐. 조깅한다 생각하고 사뿐사뿐 달렸다.
해가 벌써 많이 떠오른 제부도 빨간등대.
어제 못가본 탄도항의 누에섬이 보인다.
섬 서쪽은 물이 빠지면서 갯벌이 드러난다.
첨엔 사뿐사뿐 조깅이었는데, 중반 넘기면서 페이스를 좀 올려본다. 매바위 보이게 한장 찍고,
상쾌한 아침 바다를 달린다.
쌀쌀한 아침이었지만, 6키로 러닝을 마치니 땀 투성이다. 차가운 바다바람에 식히면서 스트레칭~
이날의 러닝 기록.
제부도 한바퀴 달렸다고 가족에게 얘기하니 모두 부러워한다. 그럼 이번엔 같이 한바퀴 걷자고!
제부도 한바퀴 걷기
가볍게 아침식사 마치고 가족과 걷기 나섰다. 6키로면 뭐, 평소 가족 산책 거리랑 차이가 안나네.
해안가 데크길에 탑재산 오르는 길이 있다. 여기 올라 보니 뷰가 아주 멋지다.
저기 앉아서 공부하면 정말 잘 될 것 같으네. 딸래미 공부좀 하자.
제부도 빨간 등대 앞 인생 사진. (안가리면 더 멋진 사진일텐데 아쉽다)
제부도 케이블카도 재밌겠다 싶다. 성인 2만원이라고. 예전처럼 바닷길이 자주 막히면 수요가 더 많았을텐데, 길 높아지고 덜 막히다보니 탈일이 없어 보인다.
캠핑장 앞을 지나는데, 지붕의 곰이 예사롭지 않다.
마나님 얘기가 많이 취한 것 같다고. 가까이 땡겨보니,
간밤에 많이 드셨나보다. 많이 힘들어 보이네.
이날 하늘이 정말 파랗다.
제부도 서쪽으로는 텐트치고 캠핑하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이때가 일요일 12시 즈음이었는데 공영주차장은 만차고 텐트 칠 곳은 거의 안 남아 보인다. 뭔가 하려면 일찍 나와서 움직여야 해!
매바위 근처 예뻐서 한장 더 찍어봤다.
제부도 설명 표지판. 여기가 화성국가지질공원이라고. 매바위는 시스택(sea stack, 해식기둥)이라 한다. 선캄브리아시대? 엄청 옛날이네.
어제 저녁 먹었던 해품가 앞에 지나간다. 여긴 뭐, 점심에도 웨이팅이 꽤 길다. 다른 조개구이집들이 안타깝게 느껴지네.
어느덧 한바퀴를 다 돌았다. 으아~ 두시간은 걸린 듯.
노곤한 몸을 쉬러 어느 한 카페로 들어갔다. 바다보며 뭔가 하는 건 정말이지 넘 좋다.
여기까지 우리가족 서해바다 1박 봄 여행 끝! (봄이라 하긴 많이 추웠다)
한바퀴 달리고, 또 걸었더니 제부도를 정복한 것 같아 뿌듯하네.